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처음 이 시를 알게된 게 20대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10년이 거의 지난 지금도 가끔씩 펼쳐보게된다. 오늘 어쩌다 넷플릭스 인간실격 드라마를 보게됐는데 아직 2화까지밖에 보지 않았지만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니 이 시가 문득 생각이 났다. 소주 한 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