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1. 14:43ㆍ춤추는 감자의 이야기🎈/생각의 단편
넷플릭스에 우연히 보게 된 Love on the Spectrum. 처음에는 스펙트럼이 뭘까 했는데 알고보니 Autism Spectrum Disorder(ASD,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뜻하는 말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보았다가 최근 들어 본 콘텐츠 중 가장 마음이 가고 감동을 느껴 글을 몇 자 적어본다. (그러고 보면 요즘 나는 감동을 받는 일이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눈물도 줄었다.)
여튼,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은 시즌1, 시즌2로 구성돼있는 호주 리얼리티 TV 시리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Love on the spectrum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사회화 기술이 부족해 깊이 있는 인간 관계를 맺기 어려워 하지만, 이들 역시 사랑을 꿈꾸는 그냥 사람들이다. 다만 진입 장벽이 조금 더 높을 뿐. 이들의 연애라고 그렇게 일반적인 연애의 시작과 다르지 않다. 소개팅을 하고, 데이팅 팁도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상대방과 공통의 관심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소개팅이 뜻대로 잘 되지 않으면 좌절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여기에 등장하는 두 커플들의 이야기도 꽤나 멋지다.
영상에 출연하는 이들 대부분은 20대 초반부터 연령이 다양하다. 대부분, 아니 등장 인물 모두 연애 경험 ZERO. 짝사랑 경험이 있는 한 명을 제외하고는 사랑의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짝을 찾아 나서는 모습들.
누구보다 순수한 사람들, 그리고 부모님의 눈물
보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고 뭉클했던 건 바로 2가지. 누구보다도 순수한 그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 잘 느껴졌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투명한 마음들이 한결같이 너무 예쁘고 순수했다.
가끔 이들의 부모님이 인터뷰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렇게 잘 성장한 딸, 아들이 대견했는지.. 그간 힘들었던 날들이 생각나셨겠지... 가장 울컥했던 건, 어떤 아버지가 "예전에 아이가 '나도 정상이고 싶어'라는 말을 한 번 한적 있었다"며 울컥하시는 모습이 너무 가슴아팠다.
인간은 다 똑같다.
Love on the spectrum을 보면서 내가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자폐증이 정확히 어떤 건진 알지 못하지만 왠지 '자폐증'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딘가 어눌하고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며, 특정한 분야에 천재적인 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였다. 그들 역시 나처럼 외로움을 느끼고 연애를 하고 인생의 동반자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클은 말했다. 짝을 찾는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사랑하고 싶은 열정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어른들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들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깨끗하고 맑은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외관상 장애가 있음을 알아챌 수 있는 사람들이 길에서 애정행각을 하거나 춤을 추어도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지역 사회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맞선(?) 모임을 주선해주기도 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낯선 모습이 아닐까.
물론 가공된 콘텐츠라는 점에서 곧이 곧대로 볼 것만은 또 아니겠지만, 좋아보였다, 확실히.
장애가 있든 없든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생기는 콘텐츠였다.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한번쯤 볼만한 힐링 콘텐츠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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