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다닌 직장, 그리고 새로운 회사.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상한 우월감의 정체

2024. 8. 20. 19:00춤추는 감자의 이야기🎈/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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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새로운 직장에 온지도 한 달 남짓이다.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을 하면서 몇 가지 느끼는 것들이 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

이전 직장에서 7년을 있었고 이직한 곳도 비슷한 업계이다보니, 막연히 분위기가 비슷할 것이라고 나도 모르게 기대한 바가 있었던 것 같다. 이전 직장보다 무미건조한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실망도 하게 된다. 난 공과 사를 철저히 분리하고 업무 영역에서도 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의외로 동료에게서 인간미와 온기를 느끼기 바랐던 스스로를 깨닫고 조금 놀라기도 했다. 어쨌든, 비슷한 곳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동료, 새로운 업무 방식에 스며들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나도 모르게 자꾸 이전 회사에서 쓰던 익숙한 방식을 쓰려는 고집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다못해 서식과 글자체까지도. 기존 양식이 눈과 손에 익어 편한 것도 있겠지만, ‘난 그들보다 더 나은 걸 알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인정 욕구도 섞여있는 것 같다.

힘들다면 힘든거다

최근 들어 비슷한 직급의 동료들의 업무 고충을 좀 더 자세히 알게되면서, 나도 모르게 꼰대같은 생각을 했다. ‘이게 그렇게까지 힘든 일인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이런 생각을 무의식 중에 떠올리며 아차! 싶었다. 여긴 이전의 직장이 아니다. 위에 쓴 것과도 연결되는 내용인데, 다 나름의 고충과 힘듦이 있는 것을 쉽게 내 경험을 잣대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그래보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잘 견디는 내가 더 우월해’라는 마음을 느끼는 건 아무래도 좀 그렇다. 여담이지만, 나는 자기검열이 심하고 죄책감을 쉽게, 심하게 느끼는 편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조금 우월감을 느끼고 내 멋대로 판단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묘하게 얽혀있는 직원 간 이해관계

어딜 가나 마찬가지겠지만 조직마다 그 양상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 같다. 예를 들어 이전 직장에서는 날 포함하여 모두가 꿀 빠는 데, 그중에서도 특히 내가 동네북 취급을 받고 보상은 없었던 업무 환경이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직장은 업무량에 비해 인원이 너무 적어 모두가 힘들어 하는 상황에 가깝다. (아마 나도 곧 겪게될…) 업무분장 때문에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업무 환경이 다르고 이해 관계가 서로 다르다. 다만 리더십-중간관리자-직원 간 느끼는 이해관계는 어딜가나 비슷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특히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의외로 세대차이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꽤 큰데, 중간에서 이들의 갈등을 양쪽으로 들어줄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 직원의 퇴사 이유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새로 옮긴 이곳은 작은 규모임에도 퇴사율이 압도적인데, 업무량과 난이도가 큰 원인 중 하나인 것 같아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합격 이후 입사를 조금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다. 그래도 이전보다 더 배울 게 많고 역동적인 업무여서 나름 적성에는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직장생활도 거의 10년 했는데 나름 짬밥이 생기지 않았을까? 이곳에서 나는 또 어떤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게 될 지, 앞으로 난 뭘 하면서 살지!✨

지난 주말 먹었던 말차 밀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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