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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미혼의 내 집 마련 후기(2) 집 알아보러 다니기

별의먼지 2023. 5. 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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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미혼의 내 집 마련 후기(2) 집 알아보러 다니기

그렇게 시작된 본격 매물 탐색. 처음에 생각했던 전세로 살고 있는 아파트는 영끌을 해야 했으므로 패스했다.

 

최종적으로 내가 생각했던 지역은 아파트 대단지가 몰려있는 1기 신도시 중 하나였다. 금리인상 등 연일 악재만 쏟아지던 분위기였지만 생각보다 매물이 많았다. 그런데 실거주 매물은 정말 없더라.

 

우선 지역 공부를 시작했다. 

 

네이버 지도 출력해서 아파트 단지별, 평형별로 분리했다. 같은 평형이라도 가격 차이가 난다면 이유를 분석했다. 내 선에서 알기 힘든 것들은 미리 정리해놨다가 부동산 사장님께 여쭤보았다. 손품은 밑그림, 발품은 채색과정이다. 내가 열심히 분석한 내용으로 밑그림을 그려놓으면 현장에서 줍줍하는 정보를 끼워 맞춰 색을 칠한다. 직접 동네를 걷다보면 내 취향도 알 수 있다.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이건 내 꼼꼼한 성격 탓이 크다! ㅎㅎ

실제로 직접 단지별, 평형별로 분석한 지도

이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이렇게 직접 손으로 적고, 형광펜 칠하고 그러면서 보다보니 확실히 지역에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의외로 여러 장점이 많았다.

 

- 각 아파트 단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음(세대수, 위치, 평형, 가격, 방향)

- 각 아파트 단지별 장단점 분석 가능(근처 인프라 차이 비교)

- 둘러볼 곳을 추려낼 수 있음(가격이 비싸거나 역에서 너무 멀거나 방향이 별로거나)

 

이렇게까지 했지만, 정말 이 지역이 최선일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부동산 강의에서 말한 것도 따라해봤다. 예산 범위 내에 직장 내 반경 15km 내에서 예산이 어느 정도 맞는 지역을 서너곳 추려봤다. 전화해서 가격도 물어보고, 인프라도 대충 둘러봤다. 그런데 그냥 여기가 제일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 

 

둘째, 은행 대출을 동시에 알아봤다.

난 다행히 2%대 저금리로 국가 대출이 가능했기에 이렇게 내 집 마련을 본격 결심할 수 있었다. 혹시 몰라서 은행에 직접 가서 상담도 받아봤다. 혹시 계약하고 나서 대출이 안나올까봐 얼마나 두근두근했는지!

 

자, 그럼 실제로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우선 손품을 팔았다. 집은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손품을 팔면서 대충 매물 가격 분위기를 보고, 마음에 드는 부동산에 전화해서 약속을 잡았다.  부동산은 3~4곳 정도 가봤고 매물은 총 15개를 봤다. 본격적으로 매물을 알아보기 전 미리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말해야 부동산에서도 맞춰서 매물을 추천해준다. 그래서 딱 정확하게 아파트 단지, 평형, 금액까지 다 정했다. 딱 아래 정도만 말씀드려줘도 부동산에서 훨씬 수월하게 매물을 추천해주신다.

 

- 금액(최대한 구체적으로)

- 입주 날짜

- 실거주 여부

- 집 방향(예: 꼭 남향이어야 한다)

- (구축 아파트라면) 수리 여부

 

★금액 협상은 매물을 결정한 뒤에 가능하다!

 

그렇게 다녀본 뒤 단지와 가격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추려냈다. (사실 위에 지도 작업도 매물 보면서 동시에  함.. 너무 헷갈려서..) 이렇게 2~3주 동안 매주 주말 매물도 보고 동네도 돌아보면서 몇 가지 느낀점이 있다.

 

- 현장 느낌, 가격은 네이버 부동산과 다르다. (발품은 필수)

- 실거주 매물은 네이버 부동산에 뜨는 것보다 훨씬 적다. (중요★)

- 물건들이 생각보다 빨리 나간다. (중요★)

- 같은 매물인데도 부동산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었다.

 

내가 힘들었던 건 매물을 살지 말지 보자마자 거의 하루 이틀 내로 결정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었다. 실제로 본 매물들을 정리하고 괜찮다 싶어서 연락해보면 이미 팔린 경우가 한 두번 있었다... 볼만한 매물을 다 봤다고 충분히 생각이 들 때쯤, 마음에 드는 매물이 하나 있었다. 다른 매물보다 좀 가격이 있어서 망설였는데, 집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지금은 좀 후회중 ^^)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 정남향, 고층

- 집 상태 깔끔(고칠 게 별로 없어보였음)

- 입주 전 수리 가능

- 베란다 풍경

줄 그어논 부분은 그렇게 일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녀보니 집에 대한 내 취향도 좀 알게됐다. 나는 우선 저층은 힘들어하는 사람이고 트인 베란다, 햇빛이 중요한 사람이었다. 소음있는 게 정말 싫어서 안쪽 위치로만 알아봤는데 층이 낮으면 또 너무 답답하더라.

 

한 번 더 집을 보고 결정하고 싶어서 퇴근하고 한 번 다시보고. 그 날 밤새도록 잠도 못자고 머리를 쥐어싸매다가 다음날 전화해서 말했다. "그 집 할게요!"

 

이때만 해도 몰랐지. 엄청난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