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2. 22:18ㆍ춤추는 감자의 이야기🎈/임신Log
지난 주말, 임신 테스트기 두줄을 보자마자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기쁨의 눈물보다는 놀람과 당혹스러움의 눈물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임신이었다. 난 그동안 내가 임신 체질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다. 주변에서 난임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임신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한 번의 실수아닌 실수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주말 내내 불안한 마음에 임신 초기 증상, 유산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보고 또 봤다. 인터넷의 수두룩한 글도 찾고 또 찾았다. 유명한 네이버 임신 출산 카페에도 가입했다.
평소에 먹고 있었던 약물이, 최근 직장에서의 극심한 스트레스가 혹여나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마음이 싱숭하다. 올해 결혼, 이직, 임신 등 인생의 큰 이벤트가 연달아 일어났다. 병원에 갔더니 아직은 아기집을 확인할 시기가 아니라고 조금만 더 있다고 오라고 한다.
원래 이번주 토요일에 남편과 함께 산부인과에 가려고 했지만, 마음이 급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내일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산부인과에 가보려 한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이 그렇게 많다던데 (모르고 그냥 생리처럼 지나가는 화학적 유산도 많다고 한다), 괜스레 걱정이 된다. 임테기 두 줄을 확인한 다음날부터 3일동안은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하루종일 쉬지 않고 아파서 잘 때도 제대로 누워 자기 불편한 정도였는데, 그래서 더 불안했다. 다행히 12일인 오늘은 불편하지만 그렇게까지 배가 아프지는 않다.
결혼 후 남편과 주말부부로 떨어져 지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고 우리 둘 다 이직을 하고 아직 (미친) 회사에 적응 중인데, 서로가 서로가 적응 중인데.... 아직 본식 스냅 수정할 사진도 고르지 못했는데 참 이 모든게 낯설기만 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감당하기가 너무 벅차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공황이 올 것 같기도 했는데.. 회사에서 일을 좀 대충 하려고 하니 좀 나은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