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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

별의먼지 2023. 1. 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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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

감정과 장내 미생물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책을 빌리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장뿐 아니라 우리 몸 속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다른 생명체들(세균, 미생물 등)이 나의 감정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았다. 항상 어릴 때부터 예민했던 장으로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겪어온 건 나의 타고난 그리고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과민함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작동시키기 위해 내 몸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생명체들을 위해서라도 더 건강하게 잘 먹고, 운동해야겠다고 다시 다짐해본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우선 몸 속 염증을 빼고 체질을 개선해봐야겠다. 화이팅👍
 
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
“인간 감정의 90퍼센트는 장속 세균 때문이다!” 장속 세균만 다스려도 기분은 저절로 좋아진다 그동안 우리는 몸과 마음이 아플 때, ‘내가 정신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나?’ 하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열하며 해결책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전혀 다른 해결책을 들고 나온 사람이 있다. 바로 『왜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할까?』(원제: Stress, hypersensibilité, dépression... Et si la solution venait de nos bactéries?)를 쓴 프랑스의 현직 의사, 가브리엘 페를뮈테르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불안해지고, 아프고, 우울한 이유는 소위 말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못 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장 속에 유해 세균이 증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나 행동 중 일부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우리 몸속에 사는 장내세균의 활동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종한다는 걸까? 저자는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진행한 흥미진진한 임상시험들 그리고 자신이 20년 동안 치료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2019년 이탈리아 베로나대학교의 앤절라 마로타, 미르타 피오리오 교수의 실험이 가장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우울증에 걸린 쥐의 장내 미생물총을 건강한 쥐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고 활발하기 그지없던 쥐가 이식 이후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연구 사례로 중국 후난성의 펜왕 교수팀이 발표한 실험도 매우 흥미롭다. 이 연구팀은 언제나 생기발랄한 7세 아이의 분변을 우울증에 걸린 79세의 노인에게 이식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침대에서 꼼짝하지 못했던 노인이 4일 만에 일어났고 2주 후에는 행복감까지 느꼈던 것이다. 이 책에는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좀 다른 흥미진진한 임상시험과 연구 사례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전작 『박테리아는 당신이 행복하길 원하는 친구』(원제: Les bactéries, des amies qui vous veulent du bien)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저자, 가브리엘 페를뮈테르는 장내세균 연구에 기반을 마련한 선구자로 현재도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산하의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그의 전작은 2016년 과학도서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성뿐 아니라 전문성으로도 인정받았으며, 후속작인 이 책 『왜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할까?』는 그 인기에 힘입어 출간 직후 단숨에 아마존 심리·건강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
가브리엘 페를뮈테르
출판
동양북스
출판일
2021.08.19

미리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세균

한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유기체로 유전물질인 DNA가 없다. 수백만 종 세균 중 현재까지 밝혀진 세균은 약 1만종에 불과하다. 이 중 일부가 병원성 세균이고 대부분은 인체에 무해하거나 심지어 이롭기도 하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세균은 퍼미큐티스, 박테로이데테스, 락토바실루스 계열이다. 살아있는 세포에 기생하고 세포 안에서만 증식이 가능한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대사산물(대사물질)

몸의 세포와 장내 미생물이 대사 작용을 통해 생산하는 물질이다. 혈액 내에서 순환하며, 인체 및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행동을 조절한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대사산물은 글루타민산, 아미노산, 단쇄지방산, 담즙산 등이다.

 

미생물총

지구와 지구상의 각 생명체 안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세균, 효소, 바이러스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장에 가장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성인 장에 사는 미생물은 무게가 1.5kg에 달한다.

 

프리바이오틱스

우리가 먹는 음식의 일부인 화합물로 대장 내 세균의 먹이가 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식이섬유에 해당하며, 과일이나 채소에 풍부하고 보조제 형태로 많이 나와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살아있는 유기체나 세균, 효모를 의미한다. 장내 미생물총을 다양하게 만들어준다. 요구르트, 발효 유제품, 사우어크라우트 등에 많이 있다.

 

1장. 나는 정말로 예민한 사람일까?

 

'왜 어떤 사람은 술을 많이 마셔도 건강하고 어떤 사람은 적게 먹거나 먹지 않아도 병에 걸릴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간과 미생물총 관계 연구를 진행하면서 장내세균이 특별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분변이식 실험을 반복하면서 장내 서식하는 100조마리 세균 중 일부 속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균이 인간 저마다 서로 다른 수많은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자연스레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발전하고 다듬어진 대다수 가설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궁금증 해결을 위해 연구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게 신체뿐 아니라 행동장애, 행동변화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정신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본다. 우리의 기분은 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몸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에 좌우된다. 현재는 역으로 기분이 화학물질의 분비를 좌우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이러한 화학물질의 생성, 양과 질, 신경 수용체의 수용 여부는 유적적 요인, 환경, 체질 등에 따라 달라진다. 미생물총 역시 이 많은 요인들 중 하나다. 실제로 세균 종이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자가면역질환, 우울증, 중독, 자폐증 같은 병증을 앓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인간과 세균의 메커니즘의 명확한 규명이 필요한 이유다.

 

장내세균은 나의 존재 의미와 존재 방식, 성격, 감정, 심리적 문제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예시: 톡소포자충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다. 기생충의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숙주인 쥐를 조종하는 것인데 물론 장내세균은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다) 최근 연구에서는 세균이 신경 회로와 관련 있는 신경 자극제와 신경전달물질을 조잘할 수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균의 존재 여부, 수의 증가나 감소에 따라 보상 호르몬, 즉 쾌락을 주관하는 호르몬 회로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세균이 불안, 우울, 중독 메커니즘에 관여해 우리가 술이나 정크푸드를 탐닉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또다른 최신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총 내 특정 세균의 존재 유무에 따라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보상 회로를 자극할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중독자가 된다고 한다.

 

2장. 내 안의 작지만 큰 세계

 

정신의학에서는 두뇌 중심주의를 정론으로 확립했다. 두뇌 중심주의란 두뇌가 신체를 모두 통제하고 조절하기 때문에 정신이나 심리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고치기 위해서는 뇌를 치료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생물총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수록 문제가 이론처럼 단순한 구조로 설명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물론 뇌의 손상으로 다른 신체기관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미생물총의 불균형 역시 우리 몸, 특히 뇌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무균상태로 태어난 실험실 쥐는 미생물총이 있는 쥐들에 비해 다른 쥐들과 사회적 교감을 덜 나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암 환자가 피곤하고 우울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암 환자가 슬픈 이유는 암에 걸렸다는 고통스러운 현실때문일까, 아니면 암이 모든 조직에 영향을 주는 염증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슬픔을 느끼는 걸까? 모든 염증은 뇌에 직접 도달하지 않아도 몸을 피로하게 할 뿐 아니라 기분과 감정에도 영향을 준다.

 

3장. 내 기분을 좌우하는 장내세균

 

이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우리는 몸 안팎으로 모든 것이 복잡하게 연결되어있고 서로 의존하는 통생명체이기에 자기 자신을 총체적으로 보살펴야 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또한 염증이며 장내 미생물 불균형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기에 몸과 마음을 같이 치료해야 한다. 실제로 정크푸드를 과도하게 섭취해 우울증에 걸린 주의 미생물총을 정상 식단을 해온 쥐에게 이식하자 이식받은 쥐도 우울증에 걸렸다. 우울증이 대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따라서 우울증을 순수하게 정신적인 질병이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또 다른 연구에서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 남성이나 여성의 대변을 쥐들에게 이식했을 때도 쥐들이 우울증에 걸렸다. 즉 세균과 감정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이다.

 

 

4장. 비만은 어떻게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걸까?

 

과체중인 사람과 비만 쥐에게는 항우울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의심 요인이 있다. 첫째, 염증이 발생 과정이다. 감기, 암, 우울증 거의 모든 질병은 염증으로부터 비롯된다. 정크푸드는 염증 속성을 띄고 있다.

 

두번째, 장 내벽이다. 장 내벽은 독소와 세균의 해로운 대사산물로부터 뇌 등 우리 신체조직을 보호하기 때문에 새지 않는 것이 중요한다. 유익균들은 장 내벽을 튼튼하게 해주지만 정크푸드로 인해 유입된 유해균은 많은 염증을 일으킴과 동시에 장 내벽을 약하게 만든다.

 

세번째, 과체중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정크푸드로 손상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우리에게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의 95%가 장내 특수 세포에서 생산되고 나머지는 뇌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우울증에 걸리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되고, 실제로 연구를 통해 우울증에 걸린 비만 쥐에게서 세로토닌 분비가 줄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쥐들에게 지방과 당질이 과다한 식단을 제공하자 특히 단쇄지방산이 줄어든 대사산물이 분비되었고, 이는 뇌에 염증을 일으켰다. 이 염증 때문에 세로토닌 작용 기전 역시 영향을 받았다. 게다가 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으며, 이들의 미생물총을 다른 쥐에게 이식하자 과체중이 아닌 쥐들도 불안한 행동을 보였다.

 

가공육, 버터, 기름기 많은 고기의 포화지방산의 지방은 해롭지만 올리브유, 호두유, 아몬드유, 참치, 고등어, 정어리, 연어에 많이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포화지방산은 피하는 게 좋다. 

 

즉 정크푸드는 미생물총 불균형을 불러오며, 특히 세균이 만들어내는 단쇄지방산의 생산량을 떨어뜨린다. 동시에 장벽 사이에 미세한 틈을 만들어 해로운 물질이 그 틈으로 빠져나가 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뇌가 염증으로 둔감해지면 뇌 속 시냅스가 세로토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할뿐 아니라 세로토닌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진다. 이 모든 과정은 역 또한 성리합니다.

 

5장. 왜 우리는 알면서도 멈추지 못할까?

 

2018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연구팀이 중독의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중독 현상에 미생물총이 개입한다고 가정한 뒤 코카인에 중독된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중독된 주의 간에서 생산된 담즙 회로를 소화기관으로 향하게 바뀌어 놓았다. 이렇게 되면 장으로 간 뒤 다시 재활용을 위해 간으로 돌아오지 않고 직접 소화관에 도착해 세균과 전혀 접촉하지 않을 수 있다. 놀랍게도 이 수술을 받은 쥐들은 중독 쥐들에게 나타나는 중독 현상인 활동성 증가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이 연구를 확대해 뇌 속 담즙 수용체 중 하나인 TGR5 수용체를 유전자 조작으로 제거하면 쥐들이 코카인에 의존하는 현상이 훨씬 줄어든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중독 치료를 위해 화학요법뿐 아니라 소화 세균과 간에서 분비하는 담즙 역시 중독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의존은 의사나 환자의 의지에만 달려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의존하게 되는 것은 간 때문이기도 하다. 간은 미생물총이 변화시킨 담즙을 다시 사용해 각 조직에 배분하고 영양소를 줌과 동시에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6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뭘 먹어야 할까?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같은 반응을 보이진 않는다. 같은 사건이라도 각자 반응의 정도가 다르다. 스트레스에 좀 더 강한 사람을 보면 통제와 침착함을 유지하는 놀라운 심리적 능력을 개발한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일리가 있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 다른 것은 우리 몸이 모두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면 우리 뇌는 여러 입자를 분비하며 반응한다. 이 입자 가운데 신장 바로 위에 있는 자리한 부신피질이 분비하는 코르티솔이 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스트레스라는 외부 자극에 노출되면 대항할 수 있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신속하게 만들어 몸 곳곳에 공급해준다. 또 다른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스트레스호르몬으로 분류함)은 심장박동 수를 증가시키고, 기관지와 동공을 팽창시키고, 근육에 산소를 전달해 우리가 스트레스에 맞설 수 있게끔 신경 차원에서 특정 수용체를 자극한다.

 

사실 의지만으로 조절할 수 없는 생리 반응들이 존재한다.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평온을 찾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그만받아야 한다는 식의 어쭙잖은 위로를 건네선 안 된다. 스트레스로 괴로운 감정을 느끼는 건 훨씬 더 복잡미묘한 생리적인 작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증성 대장염으로 인한 복통으로 내원한 환자들 중 많은 이들이 휴가를 떠나면 증상이 없어지거나 통증 빈도가 줄어들었다.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 상담을 통해 알게된 사실은 환자들이 휴가 기간에 평소급하게 치킨 마요네즈 샌드위를 먹는 대신 여유롭게 준비한 음식과, 채소, 과일을 천천히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세균은 스트레스 유발에 일정 역할을 한다. 무균 쥐들은 위험에 직면했을 때조차 불안해하지 않았다. 분변 이식으로 쥐들에게 세균을 주입하자 공포심과 경계심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미생물총을 변경함으로써 뇌가 외부 자극에 가장 약한 반응을 보이도록 만든다면 스트레스를 더 받게 할 수도 있다.

 

미생물총은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다. 따라서 질병 치료에 더 효과적이고 적합 세균이 무엇인지 등을 알아내려면 앞으로 해야 할 연구가 많이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많이 된다.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불안할 때마다 약물의 도움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건강한 식사로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를 자연스럽게 변경하는 일을 선생하는 게 훨씬 낫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나에게 맞는 균주를 찾을 때까지 세균의 양이나 구성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인 실험 쥐들의 장내 미생물총을 분석한 결과 항염증 속성의 세균은 증가하고, 공격적인 특정 비피더스균 수가 감소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에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프락토올리고당, 갈락토올리고당 2가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했고 코르티솔 분비가 줄어들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가루나 알약 형태로 먹는 것도 좋지만, 요구르트나 사우어크라우트, 맥주 효모와 같은 음식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 프락토올리고당과 이눌린 : 양파, 마늘,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통밀, 호밀
  • 풍부한 식이섬유 : 렌틸콩, 병아리콩 등 말린 채소
  • 이눌린 : 치커리, 돼지감자, 양배추, 브뤼셀 스프라우트, 꽃양배추, 케일, 콜라비 등
  • 프리바이오틱스 : 강낭콩 꼬투리, 브로콜리, 파
  • 펙틴 : 사과 껍질

 

7장. 자폐증을 유발하는 장내세균

 

과거에는 자폐증의 발병기전이 심리적 요인때문이라고 여기는 게 일반적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자폐증 환자는 중증 행동장애보다 훨씬 더 심각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고통받는다고 한다. 특히 비타민 B1을 생산하는 프레보텔라 계열 세균이 훨씬 적었다. 물론 미생물총이 자폐증 유발의 유일한 요인이라고 성급하게 결론 내려서는 안된다. 하지만 모든 질병의 발생 원인은 복합적이므로 뇌 손상, 유전적 결함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과 함께 미생물총 역시 자폐증 발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이다.

 

 

8장. 신경을 쓸 때마다 왜 배가 아플까?

 

과민증은 일종의 '안테나'라고 할 수 있다. 과민증 환자는 주변 일에 더 예민해서 변화를 더 잘 느끼고 주변 환경에서 더 쉽게 영향받는다. 이런 성향은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후천적인 경험에서 비롯되는 걸까? 과민증은 복통으로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과민대장증후군과 같은 상태가 만성적으로 이어지면 중요한 순간에 예기 불안으로 오히려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다.

 

의학에서는 과민한 사람을 어떻게 정의할까? 본인 스스로 완벽하다고 느낄 때까지 세세한 부분에 신경쓰며 업무 처리 방식에 엄격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늘 관심을 쏟으며 소외될까 염려하고 불안감을 느끼며 인정 욕구가 강하다. 또 무슨 일이든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뜸들이며 주저하고 의심하다. 폭력을 혐오하지만 울컥하는 경향이 있어서 쉽게 화를 낸다. 작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늘 신경이 곤두서있고 쉽게 번아웃증후군에 빠진다.

 

어떤 사람들은 과민증을 약점이라고 생각해 감추려고 애쓰지만, 순간순간 솟구치는 감정을 해소하지 못해 술이나 음식을 많이 먹기도 한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섬유질은 배 속에서 고통을 유발하는 발효의 원인이 되므로 과민대장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섬유질이 다량으로 함유된 음식을 피하는 음식이 좋다. 장 속 세균은 식이섬유를 먹으면서 가스를 생산해 과민증 환자들에게 더 예민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세균을 굶기는 포드맵(FODMAP) 제한식이 좋을 수 있다.

 

9장. 영혼을 갉아먹는 섭식장애

 

연구로 확실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도파민의 합성과 도파민 수용체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특정 세균이 존재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 중에는 음식을 먹을 때,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할 때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되는 사람이 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계속 질문을 던진다.

 

거식증 환자의 미생물총에는 프르미쿠테스문과 클로스트리듐속에 해당하는 세균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만감은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대사 시스템과 쾌락 보상 회로를 통해 조절하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장균 증식에는 15분에서 20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이 지나면 호르몬은 뇌에 더는 배고프지 않다는 신호를 전달해 음식을 그만 먹게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얼마나 많이 먹었든 허기가 가시질 않는다. 그래서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게 중요하다.

 

10장. 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는 세균

 

노인이 걸리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역시 미생물총과 일정 수준 연관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장벽 투과성을 급격히 높이는 친염증 세균이 많이 생겨나는 데 이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11장. 세균만 다스려도 기분은 저절로 좋아진다

신경전달억제물질 '감바(감마아미노뷰티르산)'는 신경세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화합물이다. 가바는 글루탐산에 의해 우리 몸에서 일부 생산되기도 하고 식품으로도 섭취할 수 있다. 아몬드, 호박씨, 오렌지, 렌틸콩에 풍부히 들어있다. 가바는 시냅스 활동 30~40%에 개입해 신경세포의 흥분을 억눌러 평온한 상태로 이끈다. 가바가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 의존증 등 다양한 심리 상태를 조절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뇌전증(간질) 역시 가바 생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한다. 

 

몸속 미생물총 구성에 따라 우리 몸의 물질 대사와 특정 아미노산의 가용도가 달라진다. 음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면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이 아미노산이 다시 결합하면 새로운 단백질이 된다. 필수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거나 어려우므로 음식물 혹은 장내세균을 통한 공급이 필요하다.

 

여러 필수 아미노산 중 트립토판이 있다. 세균은 트립토판을 이용해 다양한 대사산물을 생성하며, 면역세포와 신경세포는 이렇게 만들어진 대사산물을 통해 수용체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은 생성한다. 특히 트립토판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장에서 95%가 합성되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의 전구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트립토판은 대부분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우유, 연어, 참치, 계란, 가금류, 콩, 식물, 브로콜리,아몬드, 바나나, 치즈 등을 먹으면 된다.

 

크립토판은 3가지 경로로 대사된다. 첫째 경로는 세로토닌 경로다. 세로토닌은 시냅스에서 분비되며 신경 세포들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세로토닌의 90%가 소화기관에서 생성되며, 이때 세균이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한다. 나머지 10%는 뇌에서 만들어진다. 소화관에서 합성된 세로토닌은 소화계와 뇌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에서 시작해 신경계를 거쳐 뇌를 조절한다. 항우울제 대부분은 세로토닌 파괴를 억제하고 세로토닌 활성을 높이는 작용 기전을 따른다.

 

두번째 경로는 면역세포에 존재하는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와 장벽 세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세번째 경로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세균이 트립토판을 대사산물로 바꾸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활동할 때 활성화된다.

 

 

12장.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임신 기간 동안 태아라는 낯선 존재를 견디기 위해 여성의 미생물총이 변한다. 같은 양의 음식으로도 더 많은 영양분 공급하기 때문에 임신성 당뇨가 생길 수 있다. 엄마가 먹는 음식뿐 아니라 감정과 기분도 태아의 미생물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자궁에 있는 태아가 출산 과정에서 산도를 타고 내려오면서 가장 먼처 모체의 세균을 만나게 된다. 엄마 질의 세균과 접촉한 태아는 자신의 첫 미생물총을 만들어나간다. (이걸 '세균샤워'라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온 세균이 자리를 잡고 증식하면서 더 많은 세균이 생겨난다. 즉 첫 세균이 앞으로 장내세균 생태계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때문에 출산 순간에 엄마는 가능한 한 가장 정상적인 미생물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적인 미생물총에 대해서는 정확히 규명하지 못했음) 모유에도 단백질, 비타민, 철분, 프리바이오틱스 등 200개 이상의 성분이 들어가 있다. 모유 성분은 아기의 영양 상태에 따라 저절로 바뀐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생후 6개월간 모유를 수유하고 이후부터 2살때 까지는 모유와 이유식을 병행할 것을 권한다.

 

미생물총은 태어난 후 초기 3년동안 섭취하는 음식 종류에 따라 만들어준다. 자연분만과 모유수유 모두 중요한 요인이지만, 이 두가지 요인만 절대적인 건 아니다. 제왕절개로 태어나 분유를 먹고 자라더라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효과적인 미생물총을 만들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3살 이전까지는 절대 정크푸드를 먹으면 안된다)

 

13장. 달콤하지만 위험한 위로

 

우리 장내세균은 수년간 정크푸드와 중독물질을 먹으며 잘못된 방향으로 적응해왔다. 세균들이 건강하게 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면 천천히 길들여야한다. 좋은 과일과 채소를 점진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마음을 급하게 먹지 말자.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복통이나 복무팽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멈추고 바로 그 전 단계로 돌아가야한다. 하루 이틀 사이에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회복할 수는 없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식단을 천천히 바꾸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건강한 식습관은 평생 유지해야 한다. 아무 음식이나 마구 먹으면 세균이 건강을 망치더라도 세균들을 원망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