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2. 20:32ㆍ심신 가꾸기🧘♀️/마음 튼튼
결혼과 신혼여행으로 한 달 간의 공백기를 가진 뒤 선생님을 오랜만에 만났다. 워낙 많은 일들이 있었던 터라 지난 얘기를 쏟아내는 데 의외로 생각보다 덤덤해서 놀랐다. 진작 말하고 싶었지만 수치심에, 그리고 날 좋지 않게 생각할까 두려워 하지 못하던 말도 술술 잘 꺼냈다. 이날은 상담이 힘들지도 않았고, 오히려 후련하기만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난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2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늘 상담 선생님을 마주하는 일이 어색하고 불편한데, 이게 맞는건가 싶다. 선생님이 나랑 맞지 않는건가, 선생님이 실력이 충분하시지 않은 걸까하는 의문도 언젠가부터인가 들기 시작했다.(물론 선생님께 말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선생님과 나의 관계에 대한 이미지를 말해보라고 하셔서 그 얘기를 하는데 울컥 눈물이 났다. 난 어항 속의 아픈 작은 물고기, 선생님은 가끔 와서 아픈 물고기를 돌봐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물고기지만 입도 뻐끔거리고 꼬리를 흔들고 움직이며 열심히 소통하지만, 사람과는 아무래도 충분히 가까워지기 어렵다고. 그리고 나의 속 얘기를 하는 것도, 누군가 와서 나를 보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돌봄을 받는 건 좋지만 동시에 부끄럽고, 조금은 부담도 된다고.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건가?’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조금 울컥했던 두 눈에서 살짝 눈물이 나기도 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 금세 말라버렸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는 눈물은 늘 금세 마르는데, 이상하게 혼자 있을 때 나는 눈물은 안으로 계속 흐르기만 한다.
'심신 가꾸기🧘♀️ > 마음 튼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상담 1년 반 후기 (0) | 2024.03.18 |
---|---|
심리상담 일기 - 3~5회기 (0) | 2022.11.13 |
심리상담 비용, 상담사 선택 팁, 주의사항 등 (0) | 2022.11.03 |
TCI 검사 후기 / 나의 결과 분석 (5) | 2022.10.28 |
TCI 검사란? (0) | 2022.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