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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검사 후기 / 나의 결과 분석

별의먼지 2022. 10. 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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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검사 후기 / 나의 결과 분석

전문가는 아니지만 온라인에 나와있는 자료와 선생님과의 상담을 바탕으로 나의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인 성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해보려고 한다. 검사결과가 나는 아니다. 하지만 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도구이기에, 늘 그랬듯이 나를 열심히 탐구해보려고 한다. (선생님께서 한 번 찾아보라고 추천도 해주심)

여담이지만 이 검사를 해보고나니 MBTI 처럼 사람을 이러한 척도로 바라보게 되고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되는 그런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누구누구는 이게 높고 이게 낮겠구나. 그래서 나랑 이런점이 부딪혔다고 느껴질 수 있었겠다" 이런 게 좀 더 보이는 느낌.

검사 결과는 내가 아니다.
기질에 좋고 나쁨은 없다.
타고난 나의 모습을 그대로 수용하고,
더 성숙해지기 위해 평생을 걸쳐
노력하는 내가 있을 뿐.

타고난 나의 기질은 HHH로 나왔다.

자극을 추구하면서도 위험회피 성향이 강하고, 사회적 민감성이 매우 높으며 인내력이 조금 낮은 편이다. 한 마디로 아주 피곤하고 예민한 기질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겠다. 예전에 유치원생 때 했던 인성검사결과를 봐도 "감수성이 높고 섬세한 아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걸 보면 분명 어느 정도는 타고난 부분이 있다고 보여진다.

다소 원망스럽기도 하고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나 싶지만 분명 나쁜 건 또 아니다. 예민하지만 섬세하고 그만큼 세상을 좀 더 촘촘하게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 좋게 좋게 생각해야지. 실제로 기질에 나쁘고 좋음은 없다.

쌤 : 검사를 해보니 어떤 기분이 들어요?
나 : 너무 우울해요. 왜 이모양인지 모르겠어요. 누굴 닮은거야 대체!
쌤 : 타고난 기질에 나쁘고 좋음은 없어요. 자극추구는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아요. 위험회피는 '브레이크', 사회적 민감성은 '페달'에 비유할 수 있어요. 점수가 높을수록 고성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00씨는 고성능 엔진과 고성능 브레이크를 탑재한 고급 외제차 같은 거죠. 다만 이 기질이 잘 발휘되기 위해서는 ★자율성★이 매우 중요해요. 너무 자극 추구가 낮기만 해도 사람이 발전이 없어요. 기질은 바꾸기는 어렵지만, 성격은 노력으로 바꿀 수 있어요. 낮은 자율성을 끌어올려서 좀 더 성숙한 성격을 갖추게 되면 그만큼 내가 타고난 기질이 잘 발휘되어 고성능 엔진과 브레이크로 앞으로 쌩쌩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따뜻한 말씀도 해주셨다.

TCI 검사 기질 하위 척도 결과지

너무 정신없게 색깔을 칠해놔서 알아보기가 좀 어렵네. 하지만 볼 사람도 없는데^^
- 오른쪽 파란색 영역은 뚜렷하게 점수가 높은 영역,
- 왼쪽 회색 영역은 뚜렷하게 점수가 낮은 영역을 의미한다.
같은 기질이어도 하위 척도에 따라 어떤 경향은 좀 더 낮기도, 어떤 경향은 좀 더 높기도 하다.
즉, 나와 같은 HHH인 사람이더라도 하위 척도에 따라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기질이 조금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상담을 받으면서 메모했던 내용을 조금 그림으로 표시해보았다.
- 뚜렷하게 높은 성향빨간색 (5개)
- 뚜렷하게 낮은 성향파란색 (3개)
- 애매하게 높은 성향노란색 (4개)

  • 높은 점수 : 자극추구(탐색적 흥분) / 자극추구(자유분방) / 위험회피(예기불안) / 사회적민감성(친밀감, 의존)
  • 낮은 점수 : 자극추구(절제) / 인내력(근면) / 인내력(성취에 대한 야망)
  • 애매하게 높은 : 위험회피(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 사회적민감성(쉽게 지침, 정서적 감수성) / 인내력(완벽주의)

TCI 검사로 파악한 <나의 타고난 기질>은

-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것도 좋아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 많지만 (자극추구 높음)
- 동시에 겁도 많고 신중해서 섣불리 뭔가 하지 못하고 걱정이 매우 많으며 (위험회피 높음)
- 동시에 감수성도 풍부하고, 다른 사람 신경많이쓰고, 친밀감과 의존 욕구가 매우 높다 (사회적민감성 높음)
= 수동공격(Passice-agressive)적 기질이라고 한다. (따로 포스팅 예정)

여기에 하위 척도 세분화 결과를 좀 더 덧붙여보면

-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지만 충동을 억제하고 절제하는 편이다.
-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예기 불안)도가 특히 높고,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계속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 예민하고 피곤하기 때문에 쉽게 지치고 힘들어진다.
- 감수성이 풍부하다. 쉽게 감정이 변할 수 있다.
- 친밀감과 의존에 대한 욕구가 매우 크다. 즉, 애정 욕구가 매우 크고 바라는 게 아주 많다.
- 게으른 편이지만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맡은 일은 끝까지 또 한다.
- 야망이나 성취 욕구가 그다지 없는 편이다.

TCI 검사지 결과 - 성격

바꿀 수 있는 나의 성격은 현재 미성숙한 편이다.

자율성이 매우 낮고 연대감도 낮은 편이다. 자기초월 점수는 높게 나왔으나 성격의 성숙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라고 한다. 자율성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마음의 힘이 약한 것으로, 나의 타고난 예민 기질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 같다.

쌤 : 기질이 잘 바뀌지 않는다면 성격이 나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어요. 00씨는 자율성이 지금 낮은 편이에요. 그런데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까지 높으니 더욱 예민해지고 외부 자극에 영향을 많이 받고 휘둘릴 수 있는거예요. 자율성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랍니다.

TCI 성격 하위척도 검사지 결과

TCI 검사로 파악한 <나의 성격>은

-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명확한 목표에 대해 믿음을 가지기 어렵다. (주변에 휘둘리기 쉬움)
- 책임감과 목적의식이 낮은 것은 그만큼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것이다.
- 특히 유능감 점수가 제일 낮은데, 이는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자율성(자기일치)는 나의 실제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나타낸다. 낮은 점수는 그만큼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과 실제 모습에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음)
- 타인수용이 높은 편이라 공감을 잘하고, 나와 다른 가치관이나 생각, 행동 등 다른 사람을 잘 수용할 수 있다.
- 하지만 이타성과 관대함은 낮은 편으로 "날 상처주다니 복수할거야!"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 나를 '우주의 일부'로 생각하는 영적 경향이 높은 편이다.

쌤 : 자기초월은 세상의 일부로 나를 받아들이는 것인데, 00씨는 종교가 없는데도 점수가 꽤 높게 나온편이네요.
나 : 맞아요. 종교는 없어요.
쌤 : 그래요. 00씨가 심리학이나 철학이런데 관심을 가지게 된 게 혹시 자기초월이 높아서 어떤 힘듦을 이런 방식으로 다루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나 :  음,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저는 그런데 어릴 때부터 그런데 관심이 많았어요.
쌤 : 자기초월이 낮은 사람들은 성폭행이나 갑자기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는거지?’하고 굉장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힘들어해요. 반면 나를 세상의 일부로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면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를 할 수 있겠죠.
(아마 자기초월이 너무 높아도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어려움을 다룰 수 있음을 잠깐 언급하신 것 같다. 이전 상담에서 내가 어릴 때 삶의 의미에 대해 거의 강박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고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혹시 내가 어린 시절 부정적 감정을 이런 식으로 다루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해하셨던 것 같다.)

기질과 성격이 짬뽕되어 나타나는 나의 모습은

- 기질적으로 친밀감과 의존욕구가 강해(애정 욕구) 자율성이 낮아 결핍을 스스로가 아닌 주변에서 자꾸 채우려고 함
- 여기에 예민 섬세 기질이 더해져 상대방의 말 행동 하나하나에 크게 고민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상처받을 수 있음
- 수동공격성향이 있어 대놓고는 아니지만 은근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려고 할 수 있음(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 겉으로 티는 나지 않지만 마음 속에 화가 있을 수 있음

기억나는 말, 말, 말

- 나의 기질을 알아주고 뒷받침해주는 환경이 부족했을지라도 앞으로 나의 상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갈 수 있다.
- 이러한 작업은 긴 시간을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 우상향이 아니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상담사와의 관계에서 어떤 불편감이 생기면 이는 매우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에 함께 나누면 좋다.
- 사람은 끼리끼리. 내가 성숙해지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뭔가 함께 하기 어렵다고 느껴짐. (자아분화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고 결혼한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맥락의 이야기같다. 실제로 남자들을 만나면서 -물론 나도 미성숙하지만- 나보다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면 한 번 또는 몇 번의 만남으로 별 고민없이 끝나거나 심지어는 마음 이전에 온몸이 거부해서 견딜 수 없었던 경험도 있었다)
- MMPI 검사를 보면 우울과 불안 수치가 꽤 높고 여성성?(수동적이고 잘 드러내지 않음)이 매우 높게 나타났음. 반면 나 힘들어! 라고 외치는 수준의 지표는 보통으로 ‘그럭저럭 살만해요’인데 이게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알아볼 필요가 있음. 혹시 이런 상태에 만성적으로 익숙해져있는 것은 아닐지?
- 확인받고 싶고 받고 싶은 욕구가 좌절될 때 이를 수동공격적으로 나타내며 이후에 다시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건 아닌지’ 후회하고, 다시 반복.
- 어느 정도 마음에 힘이 있을 수 있음. 상담 시간이 어렵고 많이 쑥스러워도 감정을 잘 흘려보내고 계속 참여하는 것, 과거 마음이 무너지고 공황이 찾아오는 와중에도 일상생활을 어떻게든 했던 것들. 문장완성검사에서 나의 장점 비스무리를 쓰는 문장에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력’을 썼는데, 선생님 또한 어느 정도 공감한다고 해주심.

마무리하며

해석 상담을 받는 내내 ‘맞아요, 저 그래요!’라고 맞장구치고 어떤 건 ‘흠 아닌 것 같은데‘하기도 했지만 나의 어려운 마음을 알아나가는 시작의 가닥이 잡혀가는 느낌이 좋았다. 상담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친구랑 만나서 이것저것 수다떠는 것과는 많이 다르고, 에너지 소모도 많이 된다. 나를 만나는 일은 참 어렵지만 미래의 나의 가족과 나 스스로를 위해 난 늘 그랬듯이 어떻게든 나아갈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용기내서 상담도 받고, 장해. 셀프 토닥토닥. 🫶

참고용으로 깨끗하게 남겨보는 나의 세부척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