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각의 단편

함박눈

별의먼지 2022. 12. 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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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눈이 펑펑 내리고 사무실은 조용하다. 눈 앞의 트리가 참 반짝이는구나.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가 지겨우면서도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 한편으로는 이런 불평을 늘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데 감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같은 풍경, 비슷하면서 다른 설렘

벌써 같은 회사에 다닌지가 5년이 넘어간다. 매년 겨울 똑같은 창 밖으로 보이는 똑같은 눈오는 풍경이 이상하게 매번 조금 설렌다. 아직 눈이 오면 설레는 걸 보니 조금은 내게도 순수함이 남아있구나 싶기도 하다.

도시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학교 선생님인 친구가 보내준 눈오는 풍경은 내가 있는 빌딩 숲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운동장에 소복하게 쌓인 눈 위에 신난 아이들의 발자국이 귀여웠다. 같은 시간 같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인데도 주변 풍경에 따라 모습이 참 달라진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 빌딩숲 사이에서는 눈은 그저 골칫거리인데. 잘 쌓아지 않는 눈이 괜스레 조금 속상하다.

날카로워진 겨울 바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번 겨울이 유달리 따뜻한 날들이 많았다. 반대로 갑작스런 한파도 역대급이라고 하니 참 오락가락이다. 바람이 제법 많이 차가워졌다. 내일은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꽁꽁 싸매고 출근해야할 것 같다. 이제야 조금, 진짜 겨울인 것 같은 느낌.

올 겨울 나는 어떻게 살아낼까

작년까지만 해도 일조량이 갑자기 줄어들고 해가 빨리 지면 마음 속 우울이 커지곤 했다. 주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일 때 자주 그랬다. 그런데 올해는 계절의 변화를 이전보다 덜 느꼈던 것 같다. 그저 퇴근하고 집가기 바쁜 느낌이었지 이전보다 하늘이 더 어두워졌다고 감상에 젖어들 시간이 없었다. 한 뼘 더 어른이 된걸까? 올 겨울을 나는 또 어떻게 나게될까?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겨울은 생각보다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