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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43

정호승 - 키스에 대한 책임

정호승 - 키스에 대한 책임 키스에 대한 책임 정호승 키스를 하고 돌아서서 밤이 깊었다 지구 위의 모든 입술들은 잠이 들었다 적막한 나의 키스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너의 눈물과 죽음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빌딩과 빌딩 사이로 낡은 초승달이 떠 있는 골목길 밤은 초승달은 책임지고 있다 초승달은 새벽을 책임지고 있다 시인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연인과 입맞춤을 한 뒤 이 시를 썼을까? 겨울 공기가 차다. 입맞춤이란 단어가 참 좋다. 입과 입을 맞대는 일. 마음과 마음을 맞대는 일도 입맞춤처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윈터링 오늘 새로운 단어를 알게되었다. 겨울나기, 일명 윈터링(Wintering)이라고 하는데 최근 나온 라는 책에서 작가 캐서린 메이가 표현한 단어다. 인생에 있어 겨울은 누구..

류시화 -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류시화 -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류시화 시월의 빛 위로 곤충들이 만들어 놓은 투명한 탑 위로 이슬 얹힌 거미줄 위로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가을 나비들의 날개 짓 첫눈 속에 파묻힌 생각들 지켜지지 못한 그 많은 약속들 위로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한때는 모든 것이 여기에 있었다, 그렇다, 나는 삶을 불태우고 싶었다 다른 모든 것이 하찮은 것이 되어 버릴 때까지 다만 그것들은 얼마나 빨리 내게서 멀어졌는가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여기, 거기, 그리고 모든 곳에 멀리, 언제나 더 멀리에 말해봐 이 모든 것들 위로 넌 아직도 내 생각을 하고 있는가 요즘 멘탈이 조금 흔들린다. 마음이 쿵할 때가 자주 있다. 때로는 살아가면서 몇 번 찾아오지 않는 강렬한 감정이 소중하지..

서덕준 - 섬

서덕준 - 섬 섬 서덕준 섬 하나 없는 바다에 홀로 출렁이는 것이 삶인 줄 알았고 장미의 가시가 꽃잎인 줄로만 알고 살았던 그대야 홀로 얼마나 바닷물이 차가웠니 그래 그 욱신거리는 삶은 또 얼마나 삐걱거렸니 그대의 바다에 조그만 섬이 뿌리를 내리나니 힘겨웠던 그대의 닻을 잠시 쉬게 해 섬 전체가 장미로 물드는 계절이 오면 그대는 가시가 아니라 사정없이 붉은 꽃잎이었음을 알게 해 이 시를 읽으면 내가 좋아하는 가을방학-아이보리 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평생 외로웠던 것 같은 기분이야 스물 아홉 해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렇기만 했던 건 아니지만 어둠이 내리는 도시의 골목을 나는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걸어가 가끔 스스로도 믿지 않는 말을 해 나도 모르게 그러고 나면 난 늘 부끄럽고 미안해, 참 이상하지 다들..

종각 양꼬치 맛집 미각 후기

종각 양꼬치 맛집 미각 후기 종각역 광화문 직장인이라면 두번 세번 가야하는 양꼬치! 건대에서만 먹었던 양꼬치, 종각에는 더 맛있는 양꼬치가 있다! 토마토 계란탕은 필수 ^^ 미각 위치 1호점과 2호점이 있는데 지도는 1호점 기준. 어딜 가도 맛은 비슷한 것 같다. 연락처 : 02-737-8858 미각 메뉴 양꼬치(10개) 13,000원 양념양꼬치(10개) 14,000원) 양갈비살(10개) 15,000원 토마토계란탕 8,000원 말이 필요 없다 사진 고고 잊지못할 토마토계란탕.. 자꾸 생각나서 다음날 집에서 만들어 먹었는데 비주얼은 그냥 그랬지만 맛은 좋았다. 토마토로 만들다 보니 저렇게 맑은 국물이 안나오는데 와 진짜 술 계속 들어가는 맛이야 술먹고 토마토계란탕 먹고 해장하고 또 술 마시고 양꼬치도 맛집..

일상/맛집 2021.11.12

도종환 - 시간의 단풍

도종환 - 시간의 단풍 시간의 단풍 도종환 한 해에 두 번 꽃 피는 아침 단풍 지는 저녁 두 번밖에 주목받지 못하는 나무 많지 그 나무가 남긴 몇 개의 열매 여름날의 그늘도 그리 크게 기억하지 않지만 그들끼리 손잡고 도심 한 켠 푸르름으로 채우고 섰거나 숲의 한구석이 되어 있는 나무 많지 말없이 이 세상 한 모퉁이를 지키다 가는 나무들 많지 살면서 꽃 피던 짧은 날과 쓸쓸히 세상을 등지던 그 며칠밖에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 바쁘다고 말하지 서둘러 인사를 마치고 장례식장 문을 나서며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고 말하지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벌판에 미안함도 면목 없음도 묻어두고 잠시 지는 잎을 바라보지 그 기억도 곧 지워지게 될 걸 알고있지 눈물처럼 떨어지는 가을 오후 시간의 단풍 속에 묻혀 흩어지..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처음 이 시를 알게된 게 20대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10년이 거의 지난 지금도 가끔씩 펼쳐보게된다. 오늘 어쩌다 넷플릭스 인간실격 드라마를 보게됐는데 아직 2화까지밖에 보지 않았지만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니 이 시가 문득 생각이 났다. 소주 한 잔 생각..

[넷플릭스 Love on the Spectrum]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꿈꾸는 사랑

넷플릭스에 우연히 보게 된 Love on the Spectrum. 처음에는 스펙트럼이 뭘까 했는데 알고보니 Autism Spectrum Disorder(ASD,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뜻하는 말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보았다가 최근 들어 본 콘텐츠 중 가장 마음이 가고 감동을 느껴 글을 몇 자 적어본다. (그러고 보면 요즘 나는 감동을 받는 일이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눈물도 줄었다.) 여튼,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은 시즌1, 시즌2로 구성돼있는 호주 리얼리티 TV 시리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Love on the spectrum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사회화 기술이 부족해 깊이 있는 인간 관계를 맺기 어려워 하지만, 이들 역시 사랑을 꿈꾸는 그냥 사람들이다. 다만 진입 장벽이 조금 더..

종각역 엽떡 후기 - 떡볶이는 항상 옳다

종각역 엽떡 후기 - 떡볶이는 항상 옳다 갑자기 매운게 너무 땡겨서 퇴근하고 직장동료와 함께 회사 근처 엽기떡볶이 가게를 찾았다. 항상 배달만 시켜먹는 음식이었는데 홀에서 따끈따끈하게 갓 나온 떡볶이 먹으니까 훠얼씬 맛났다❤️❤️ 동대문엽기떡볶이 종각역점 위치 회사랑 짱 가까워서 퇴근하자마자 고고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동대문엽기떡볶이 기본 메뉴 2인 세트(9,000원) + 주먹밥(2,000원)을 주문했다. 2인세트는 확실히 양이 좀 적긴 했다. 그런데 그냥 둘이 딱 먹기 좋은 그런 느낌? 난 항상 혼자 엽떡 먹으면 14,000원짜리 먹곤 했는데.... 내가 진짜 많이 잘 먹는구나 새삼 생각했다. 2인세트가 있는 줄 몰랐어^^ 만사천원이 2인분인줄^^ 직장동료가 동글동글 작고 예쁘게 주먹밥도..

일상/맛집 2021.09.29

영화 아비정전과 이용채 시인의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영화 아비정전과 이용채 시인의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외국어를 좋아하지만 중국어는 이상하게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첨밀밀을 보고 홍콩 영화 특유의 매력에 반해 처음으로 중국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첨밀밀에 이어 인생 두 번째 홍콩 영화, 아비정전을 보았다. 아비정전을 보고나니 내가 좋아하는 시 하나가 생각났다.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이용채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나를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선 내가 물러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면 그가 물러났다 ​ 나에게서 물러선 그에게 다시 다가서면 그가 부담스러워 나를 피했고 내가 물러섰는데도 다가오는 이는 내가 피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 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아름다웠던 것을 내겐 늘 곁에 있어..

서울 근교 물왕저수지 뷰 맛집 카페 렌볼 후기

물왕저수지 뷰 맛집 카페 렌볼 후기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가족과 함께 집 근처 물왕저수지에 다녀왔습니다. 초가을답게 하늘이 정말 예뻤어요. 먹구름이 살짝 섞여 날씨가 오락가락했지만 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시원한 그야말로 날씨가 환상적! 포스팅을 쓰다보면 어쩔 땐 높임말을, 어쩔 땐 반말을 쓰게 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물왕저수지 위치 주소 : 경기 시흥시 물왕동 카페 렌볼 위치 운영 시간: 매일 오후 12시 - 오후 9시 (주말 9시 30분까지 운영) 연락처: 031-414-8426 주소: 경기도 시흥시 산현동 232-1 물왕 저수지는 본가가 있는 광명에서 차로 20~30분이면 갔던 것 같아요. 서울 근교 잠깐 나들이 하기 안성맞춤인 물왕저수지는 예쁜 카페도 많습니다. 대부분 저수지 입구에 있는..

일상/맛집 202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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